일본 회사 재택근무 후기 (4.17기준) (Working from home review in Japan)

자택근무 돌입하고 약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목요일 상부에서 급하게 결정되고 부랴부랴 짐싸서 7시 퇴근이지만 준비된 사람은 빨리 집에 가세요라고 해서 4시정도에 뛰쳐 나와버렸다. 
금요일은 일할때 필요한 장비나 보안상 자료를 개인 컴퓨터로 옮길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대기하였다. 혼자 살기 때문에 집에 딱히 작업용 pc를 둘만한 책상도 공간도 없었기 때문에 가구배치를 이리저리 바꾸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자택근무는 나도 처음이고 회사도 처음인 입장이라 초반엔 매우 연락에 혼선을 맺었다. 엄청나게 쌓여있던 미팅도 다 캔슬하거나 WEB미팅으로 돌리다보니 그것도 엄청나게 바빴다.
그래도 수요일정도 안정된 느낌이지만 아직 셋팅에 손이 많이 가긴한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니 집에서 확 집중해서 근무시간이 줄어든다, 쓸데없는 검토과정이 축소되어 진행절차가 빠르다. 라는 후기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애초에 결제용 첨부물도 사내용 드래프트를 제출하여 결제시키고 통과되면 완성시켜 1번 체크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장점은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반대로 나는 일이 더욱 많아진 느낌을 받았다. 원래는 동료들 업무량 살펴가면서 업무를 떼가거나 가져오거나 하는 식으로 분산시켜왔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실시간으로 살피지 못하게 되다보니 일이 생기면 계속 던져준다. 

그리고 내 자신이 나태해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출퇴근도 안하다보니 잘 씻지도 않고 그 시간만큼 늦게 일어난다 (약 1시간 반정도). 항상 사식을 먹고 살았던 입장이라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 비상사태 선언으로 인해 일본은 가게들이 7시만 되면 문닫는 분위기다. 배달 대행으로 우버 잇츠가 일본에선 성행하고 있는데, 점심 저녁시간만 되면 과수요로 인해 배달이 그렇게 빠르지 않다.

그리고 의외로 따로 시간을 투자할 시간이 없다. 예를들어 자택근무니까 책도 좀 읽고 일하는 틈틈히 블로그도 쓰고 자기개발도 좀 하고 생각했었지만, 하루가 의외로 빡빡하게 돌아간다. 

현재 일본은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 대처도 서툴고 긴급사태인 만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행동이 굼뜬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재기로 인해 휴지나 마스크는 살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빅카메라와 같은 대형 상점도 주말에 문을 닫는등의 대처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거의 실직자에 이르렀고 프리랜서들은 일이 전멸에 가까운 수준으로 끊겨버렸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가 사그라들어 세상이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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